정구현 : 머물러 있기엔 쓸쓸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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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 : 머물러 있기엔 쓸쓸한 장소 

전시 작가 : 정구현

전시 기간 : 21.10.10(월) - 21.10.17(일)

전시 장소 :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로 31길 10 갤러리 아미디 아현

관람 시간 : 월-토 12:00~19:00 일 12:30~18:00


전시 소개 :

갤러리 아미디는 2021년 10월 11일부터 일주일간 정구현 작가의 전시 <머물러 있기엔 쓸쓸한 장소>를 선보인다. 그의 반려견 '슈슈'의 감정, 특히 '고독함'에 대해 시각화하고 탐구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아픈 손가락이 되어버린 반려견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반려견은 주인이 집 밖에 있는 동안 어떤 하루를 보낼까? 여러 매체 혹은 경험을 통해 우리는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주로 주인을 기다리는 데 시간을 보낸다. 어엿한 견주인 정구현 작가는 그 시간을 외롭고 쓸쓸한 시간이라고 생각해 함께 통감한다. 나아가 그 감정을 함께 공유하고자 작가는 슈슈를 주제로 작품을 그리게 되었다. 

이번 전시 <머물러 있기엔 쓸쓸한 장소>에서 작가는 전시공간을 ‘슈슈를 반겨줘야 하는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작가가 전파시킨 고독의 감정은 작품을 대하는 모든 이들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무언가를 상기하게 만든다. 여기서 ‘무언가’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번 전시는 공감하지 못할 전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은 그런 이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작품인 것을 강조하고 싶다. 


작가 소개 : 


제대로 걸음도 걷지 못하던 인간 아기가 성인이 돼서 제 몫을 할 무렵이면, 개는 천수를 누리고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 이는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가지는 근본적인 공포이다. 주먹만한 갓난 강아지 시절부터 함께해 왔는데, 항상 주인만 알았던 충실한 개가 영원히 떠나는 상황. 머릿속으로 막연히 상상하지만 막상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울게 될 것이다. 

우리 슈슈에게도 멀지 않은 얘기이다. 열 다섯 살의 시츄, 이미 강아지 평균 수명 13.2세를 넘긴 나이이다. 

죽음을 예견한 듯 늙은 육신은 많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곳곳에 난 혹 덩어리, 녹아 내린 잇몸, 보이지 않는 눈, 그리고 들리지 않는 귀. 

나는 가끔 슈슈의 어릴 적 모습을 생각한다. 건강하고 장난기 넘치며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는 우리를 한 시라도 가만히 놔두지 않을 정도였다. 

노견이 된 지금의 슈슈는 그 때와 많이 다르다. 그의 오감은 쇠퇴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으로 인해 위축되고 방어적으로 변했다. 자신의 공간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평범한 강아지가 외출한 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슈슈’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너무 아픈 손가락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가 개인적인 감정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 감정을 공감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배경’이다. 내 작품 속에는 강아지와 배경, 이 두 요소만 존재한다. 특히 나는 배경의 컬러, 마띠에르(matiere)를 통해 작품의 성격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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