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WALL] 이단비


6월 갤아월 아티스트

이단비 (@mo_mumu_mo)

⌜나는 사랑하고 싶어 직면한다⌟

❏ 전시기간 : 2024.6.17~7.28

❏ 전시장소 : 카페꼼마&얀쿠브레 동교(서울 마포구 양화로21길 23)

❏ 운영시간 : 10:00 ~ 21:00


❏ 작가노트


나는 사랑하고 싶어 직면한다.


그리고 직면한 것들을 나만의 시각적 언어로 화면에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작업 초기에는 나를 두렵게 하고 불안을 초래하는 공황증상을 기록했다. 기록을 토대로 증상이 가진 특성을 시각적 화면으로 재구성하여 표현했다. 스스로의 결함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외면한 결과가 신체적인 이상이었기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려는 시도였다. 눈 앞이 까맣게 변해 보이지 않는 순간을 검은 천 위에 안료로 올려 표현하기도 하고, 소화 불량이 찾아와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분홍색 물결처럼 나타내기도 했다. 긴장한 탓에 예민한 감각과 뾰족하고 위태로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무게중심이 위에 쏠린 형태를 사용했다. 진정제를 먹은 뒤 노곤한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슬라임처럼 유동적인 형태 또한 나타냈다. 밑바닥에서 몸부림치는 모습을 그대로 기록하고 시각적 기호로 치환하여 화면에 재구성했다. 그렇기에 <Hello, my fear>연작과 <Dear GOD,>연작은 일종의 자화상인 셈이다. 약 2년 간의 직면과 기록, 그리고 작업으로 표현한 뒤 논문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공황장애는 완치에 가깝게 회복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잘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자랑스러운 성취와 강한 점만 드러내고, 행복한 일상만을 전시해야 잘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불행, 치부, 그리고 우울함은 금방 지워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그 사이에서 나의 치명적인 문제 중 하나를 작업하고, 전시하는 것은 어찌보면 바보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이 보듬어줄 수 없을 것만 같은 약점을 스스로가 올곧게 바라보지 못한다면, 약한 자신의 모습도 사랑해주지 못한다면 행복한 모습도 가면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인생이란 내 약점도 사랑할 줄 아는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있는 그대로의 당신 스스로를 직면하고 보듬어 안아주길 기대하며 작업을 하고, 전시회에 작업들을 건다.


고민이 생겼다.

장기적인 작업 주제로써 공황증상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동기가 점점 옅어졌다. 첫째로는 공황이 많이 나아졌기 때문이고, 둘째로 과거와 달리 이제는 좀 더 풍부한 일상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직면의 대상을 바꿀 필요를 느꼈다.


나의 내면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바라본 후엔, 눈을 들어 주위를 바라본다. 내가 사랑하는 장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순간들.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갔다.


<Shape> 연작은 늘 보던 풍경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 바라보는 자연, 순간, 물건의 형태를 재해석하여 여러가지 모양으로 바꾼 작업이다. 늘 사용하던 한지와 붓, 물감 대신 바늘과 실을 들었다. 한복집을 하셨던 할머니의 영향 아래 지내던 유년기 시절에 즐겁게 바느질을 하며 자그마한 소품을 만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어두운 동굴을 지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소재와 새로운 재료를 가지고 꼼꼼히 수를 놓는다. 집에서는 귤껍질과 비트를 가지고, 제주도에서는 유채꽃 중 바닥에 떨어져 가는 꽃잎을 주워서 천을 물들인다.


이제는 고통의 모양이 아닌 사랑하는 것들의 모양을 기록한다.


❏ [문의] 카카오톡 채널 “갤러리아미디” 또는 인스타그램 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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