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소개 ||
나의 첫번째 일기장, '26일기'
학창시절 말이 없고 내성적이였던 나는 그림을 친구 삼아 공책에 낙서하는걸 제일 좋아했다. 미로를 종이가 꽉차게 그리고 나는 미로가 완성되면 다음 페이지에 더욱 큰 미로를 그렸다. 미로는 내 어릴적 트라우마를 무의식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늘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는 그 공허함과 정적이 싫었다. 나는 빠져나오지 못 할 미로 속에 같히는 것만 같았고, 스스로 그 미로를 빠져나오기 위해 공책에 그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는 내가 불우하다고 생각했다." 방 한 칸에서 엄마랑 누나와 함께 셋이 살았다.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카드를 가지고 다니며 저녁밥을 해결하던 일상은 나를 더욱 조용하게 만들었고 내 미로는 점점 빠져나오기 어려워졌다. 이 미로같은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나는 빨리 어른이 되면 벗어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20살이 되고 안정적인 직장과 빠른 취직을 원했던 나는 조건에 맞는 학과를 알아보다가 호텔외식경영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호텔 서비스는 내 생각과는 달리 어려움을 겪었었고, 메뉴얼대로 움직이는 호텔 서비스는 요리를 하나의 예술로 표현하고 싶었던 나와 맞지 않았다. 1학년이 끝나고 자연스럽게 군대에 입대를 했고 전역을 했다.
엄마가 사람은 늘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야 한다"라고 했다. 어른이 되어 버린 기분이 들었다. 엄마와 나는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않았던 것 같은데, 저 말은 내 머리 한편에 자리잡아 나의 나태함을 잡아주는 것 같았다.
23살, 나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시각디자인과로 전과를 했다. 이후 몇년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을 했다.
여러가지 회사와 계약도 맺고, 외주작업도 하며 디자이너로써의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내 생각들과는 달리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없었고,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나를 맞춰야만 했다. 모두가 만족하는 타협점을 찾기에 바빴고, 감정적인 소모가 너무 컸다. 2019년 7월 카르테 회사의 더 레빗의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디자이너 생활을 그만 두었다. 디자이너 생활은 끝이 났지만 세상과 타협하며 사는건 그대로 였다. 내 인생에 크게 분 바람이 3번 있다면 첫번째는 엄마의 말씀이고, 두번째는 지금의 내 여자친구 예빈이를 만나는 것이였고 마지막은 28살 (여름) 장미셸 바스키아 전시를 본 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에도 얽매어있지 않은 그의 그림은 내 어렸을 적 미로와 반대되는 자유로움이 담겨있었다.나는 그의 영향으로 늘 갖혀있던 내 미로에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바스키아의 samo(same old shit)라는 말 처럼 흔하고 낡은것들을 버려내기 위해 수없이 많이 생각하고 변화를 주고 있지만 그때 다른 결과는 내가 감당하기에 아직 어려운 것 같다.
그가 처음 시작했던 그래피티를 배우기 위해 나는 거리로 나와 수 많은 사람들에게 그래피티를 알려달라고 부탁했고,
그래피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피티를 그릴때 사용하는 재료들로 나는 캔버스 위를 거리 삼아 그림을 그렸다.
시끄러운 거리보다 조용한 집이 편안했다. 캔버스나 나무 판자 위에 그래피티의 자유로움과 함께 어울리는 카툰 느낌들과 그림들 그리고 스토리를 추가했고, 그게 바로 2021년 '건빵(GUN PANG)' 시리즈이다. 건빵 시리즈는 모형 총으로 보석 강도를 하는 도둑들에 대한 이야기다. 총을 빵하고 쏘는 모션에 영감을 받아 건빵이라는 이름을 붙여 키치하면서도 애니메이션틱한 느낌을 살렸다.
주로 빨강, 검정과 같이 강렬한 색체를 기반으로 작업하며, 작품마다 명확한 코멘트를 달아 그림을 날 것 그대로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포인트를 주었다. 나는 정교하진 않지만 추상적이지도 않은 느낌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로이 와닿았으면 한다.
나의 첫 개인전 '26일기'는
예빈이를 만나고 쓰게된 일기장 이다. 공상이나 상상 하는 작품이 아닌 경험을 빗대어 표현한 것 대부분은 여자친구와 함께한 시간들이자 기록들이다. 밝고 긍정적인 그녀로 부터 나는 많은 영감을 얻고 힘이 되었다.더불어 내가 살아온 30장의 이야기가 담긴 첫번째 일기장이다. 동시에 이륙한다는 의미의 내 이름을 본 따 261기로 비행기 넘버를 표현했다. 나는 아직 풀어야 할 수많은 미로 속에서 첫번째 일기장이 완성되었다. 어린 내가 만들었던 미로들은 나의 그림이 되어 앞으로 많이 쌓아갈 예정이다.
오늘 그 첫번째 일기장을 꺼내본다.
비로소 완성된 저의 첫 일기장을 자유롭게 감상하시고 자유롭게 상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륙 첫번째 개인전 "이륙일기, 26일기, 261기"
|| 작가 노트 ||
그래피티로 처음 그림을 접한 나는 거리의 자유로운 표현을 캔버스에 옮겼다.
나는 내 일상을 애니메이션 영화처럼 표현하기 시작했고, 그림에 담긴 캐릭터와 텍스트는 내 감정을 대변한다.
주로 빨강, 검정, 하양과 같은 원색을 사용해 심플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자 한다.


1) COIN-WASHER
40.0x50.0 cm
(crayon , marker pen , oil) on paper
자취를 시작하고 매일 일을 했다.
일을 끝내고 더러워진 옷들은 주말마다 코인 세탁소에 가져간다.
처음에는 세탁방에 다녀오길 귀찮아했지만, 깔끔하게 정리가 된 세탁이 된 옷들을 보면서 다음주를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2) DON STOP 50만원
72.7x60.6 cm
(crayon , marker pen , acrylic) on panel
💰 = DON(💰)'T STOP
💰 = NOT FOREVER
🔥Realise your DREAMS🔥
3) STREET
60.0x60.0 cm
(crayon , marker pen , acrylic) on panel
4) WATER-BOMB
72.7x60.6 cm
(crayon , marker pen , acrylic) on panel
1) COIN-WASHER
40.0x50.0 cm
(crayon , marker pen , oil) on paper
자취를 시작하고 매일 일을 했다.
일을 끝내고 더러워진 옷들은 주말마다 코인 세탁소에 가져간다.
처음에는 세탁방에 다녀오길 귀찮아했지만, 깔끔하게 정리가 된 세탁이 된 옷들을 보면서 다음주를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2) DON STOP 50만원
72.7x60.6 cm
(crayon , marker pen , acrylic) on panel
💰 = DON(💰)'T STOP
💰 = NOT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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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TREET
60.0x60.0 cm
(crayon , marker pen , acrylic) on panel
4) WATER-BOMB
72.7x60.6 cm
(crayon , marker pen , acrylic) on panel